양파 방제를 노균병 하나로만 생각하면 한 해 농사를 놓칩니다. 등록상 노균병이 가장 많은 건 사실이지만, 잎마름병·잿빛곰팡이병·흑색썩음균핵병, 그리고 곰팡이가 아닌 세균병(구썩음병·무름병)에 시들음병까지 병의 종류가 다양하고, 병마다 '듣는 계통'이 완전히 다릅니다. 병을 구분하고 계통을 맞추는 것이 핵심입니다.
노균병 — 난균이라 '계통'이 전부
양파 노균병은 서늘하고 습한 봄에 폭발하는 난균(卵菌)성 병으로, 흰가루·잿빛곰팡이에 쓰는 곰팡이약(DMI)으로는 안 잡힙니다. 예방은 다점작용 보호살균제 다코닐(클로로탈로닐)·만코제브계로 덮고, 발병 위험기에는 난균 전용 침투제를 계통을 바꿔 씁니다. 미리카트(사이아조파미드, ISK)는 난균 호흡을 특이적으로 막는 QiI 계통으로 예방·초기에 강하고, 포룸(디메토모르프)은 난균 세포벽 합성을 저해하는 CAA 계통으로 침투이행이 좋아 비 온 뒤에도 안정적입니다 — 경농 포룸처럼 만코제브를 더한 복합제는 보호+침투를 겸합니다. 특히 바이엘의 인피니트(플루오피콜라이드+프로파모카브 55%)는 두 성분 모두 난균에 작용하는 강력한 노균병 전문 복합제로, 침투이행성이 좋아 예방과 초기 치료를 함께 잡아 양파 노균병에 널리 쓰입니다. 아족시스트로빈(QoI)은 등록이 많지만 저항성이 잘 생기니 단독 반복은 피하고, 인피니트·미리카트·포룸(QiI·CAA)과 QoI를 계통을 바꿔가며 로테이션하세요.
잎마름병·잿빛곰팡이 — '이프로디온'의 자리
잎마름병(스템필리움·보트리티스)에는 나티보(테부코나졸+트리플록시스트로빈, 바이엘)·경탄·다코닐에이스(클로로탈로닐)를 예방 위주로 씁니다. 잿빛곰팡이병에서 눈여겨볼 원제가 이프로디온입니다. 이프로디온은 다이카복시미드계(FRAC 2) 접촉 보호살균제로 잿빛곰팡이·균핵·잎마름에 오래 신뢰받아온 성분인데, 양파에는 단제가 아니라 다스린(이프로디온+티오파네이트메틸)·로브곤(이프로디온+프로클로라즈망간)·피어나(플루디옥소닐+이프로디온) 같은 복합제로 등록돼 있습니다. 단일 작용점이라 연용하면 저항성이 생기므로 계통을 바꿔 로테이션해야 합니다. 한 번에 넓게 가려면 바이엘의 테부코나졸 복합제 머큐리듀오(플루오피람+테부코나졸)가 잿빛곰팡이·잎마름·흑색썩음균핵병을 함께 잡아 양파에 등록돼 있어 유용합니다.
흑색썩음균핵병·시들음병 — 토양·저온병
흑색썩음균핵병은 서늘한 토양에서 번지는 연작지 병으로, DMI 계통 균핵탄(메트코나졸)·골드문 등이 등록돼 있고 심한 포장은 정식 전 토양소독(다조멧)을 병행합니다. 시들음병(푸사리움)에는 균마기골드·미리본(피디플루메토펜) 등을 쓰되, 건전 종구·돌려짓기 같은 예방이 더 중요합니다.
구썩음병·무름병 — '세균병'이라 약이 다르다
구썩음병·무름병은 곰팡이가 아니라 세균이 일으키는 병입니다. 그래서 곰팡이약은 전혀 듣지 않고 항생제 계열을 써야 합니다 — 옥솔린산 계열 고수·일품, 그리고 옥시테트라사이클린+스트렙토마이신 복합 아그리마이신 등이 양파 구썩음병에 등록돼 있습니다. 무엇보다 수확·저장기 상처와 과습을 줄이는 관리가 방제의 절반입니다.
해충 — 고자리파리부터 총채·응애까지
해충은 고자리파리가 최대입니다. 정식 직후 뿌리·인경을 파고들어 모를 죽이는데, 덜 썩은 퇴비 냄새에 유인되므로 완숙 퇴비 사용이 1차 예방이고 정식기 토양·근부 처리(다아라 등)가 핵심입니다. 파총채벌레는 바이러스를 옮기고 저항성이 심해 계통을 돌려야 합니다 — 다트롤(플룩사메타마이드, IRAC 30)·렘페이지(클로르페나피르, 13)·만루포(카보설판, 1A). 파좀나방·파굴파리에는 다트롤·바로확·데시스(델타메트린), 뿌리응애에는 땅사(터부포스) 같은 토양처리제를 씁니다. 총채는 끈끈이트랩 예찰과 병행하면 좋습니다.
참고: 병해충별 등록 상표·원제·계통은 국내 농약 등록 데이터(2026)를 근거로 하며, 실제 사용 전 '양파' 등록 여부와 안전사용기준을 제품 라벨과 psis.rda.go.kr에서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같은 계통 반복을 피하고 로테이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