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농약 규제의 방향을 읽으려면 유럽을 봐야 합니다. 우리 수출 농산물의 잔류기준(MRL)과 국내 규제 흐름이 결국 유럽·글로벌 기준과 연동되기 때문입니다.
Farm to Fork — 목표를 '숫자'로 박다
EU 집행위원회는 2020년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Fork)' 전략에서 사상 처음으로 EU 차원의 농약 감축 목표를 명시했습니다. 2030년까지 (1)화학농약의 전체 사용량과 위험을 50% 줄이고, (2)더 위험한(고위험) 농약의 사용도 50% 줄인다는 두 가지입니다. '위험'을 함께 넣은 것이 핵심으로, 단순히 양만 줄이는 게 아니라 독성이 강한 성분부터 걷어내겠다는 신호입니다.
강한 규제안 SUR, 그러나 후퇴
이를 구속력 있는 법으로 못박으려던 것이 '지속가능한 농약사용 규정(SUR)'입니다. 2030년 50% 감축을 의무화하고 민감지역 살포 제한, IPM 의무화 등을 담았지만, 농가 부담과 식량안보 우려 속에 반발이 커졌고 집행위는 2024년 2월 제안을 공식 철회했습니다. 기존 지침(2009/128/EC)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여기서 오해하면 안 되는 것 — 규제의 '방식'은 흔들렸어도 '감축'이라는 방향 자체는 그대로라는 점입니다.
이미 숫자는 내려갔다 — 58%
실제 지표가 이를 보여줍니다. EU 집행위 발표에 따르면 조화위험지표(HRI-1) 기준으로, 기준기간(2015~2017) 대비 2018~2023년 사이 화학농약의 사용·위험이 58% 감소했고, 더 위험한 농약의 사용도 27% 줄었습니다. 저위험·생물농약으로의 전환, 종합적 병해충관리(IPM) 확산이 그 배경입니다. 목표(50%)를 이미 지표상 넘어선 셈이지만, 산정 방식 논쟁도 함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이 흐름은 남 일이 아닙니다. 수출 농산물의 잔류기준 강화, 국내 PLS 정착과 맞물려 '덜 쓰고 정확히 쓰는' 방제가 점점 표준이 됩니다. 고위험 성분은 시장에서 밀려나고, 저위험·생물학적 자재와 정밀 방제의 비중이 커집니다. 더프라임은 저위험·친환경 자재와 정확한 등록정보로 이 전환을 함께 준비하겠습니다.
참고: 목표·철회·감축률 수치는 EU 집행위원회(Food Safety) 공개 발표를 근거로 한 요약입니다.